산부인과 방문을 결심했다면 그다음은 검색이다. 막연하게 인터넷에서 헤매지 않고 내게 맞는 병원은 어떻게 선택해야 하는지 산부인과 전문의에게 조언을 구했다.
첫 번째, 내 생활 반경 내에 있어 오가기 편한 병원
감기 때문에 흔히 찾는 이비인후과나 내과만 하더라도 멀면 가기 싫어진다. 산부인과도 마찬가지. 특히 산부인과는 정기검진이 아니고선 1회 방문으로 완치되는 경우가 많지 않다. 염증 같은 경우 최소 두 번은 방문해야 깔끔하게 나을 수 있다. 집에서 가깝거나 학교 혹은 회사 근처 자주 다니는 동선에 있는 병원을 고르는 게 현명하다.
서울시립보라매병원의 추성일 산부인과 전문의는 의사의 성별이 실력을 말해주는 것은 아니지만 여자 의사에게 진료받는 게 마음이 편하다면 그게 정답이라고 한다. 마음이 편해야 자신의 상태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할 수 있기 때문. 특히 산부인과에 가는 게 익숙하지 않은 젊은 여성일 경우 심리적 거리감을 줄이는 게 중요하다. 병원에 갔을 때 담당 의사가 남자여도 괜찮은지, 여자 의사에게 진료받는 게 더 편한지 한번 상상해본 다음 정하는 게 좋다고.
당연한 얘기지만 산부인과도 진료 목적에 따라 선택이 달라질 수 있다. 임신을 위해서라면 출산이 가능한 분만 병원을 고려해야 하고, 자궁근종이 있다면 관련 진료와 시술 경험이 많은 병원을 찾아보는 것이 현명하다. 또 여성 성형이 목적이라면 성형을 주로 하는 산부인과를 추천한다. 그러나 생리통이나 생리불순, 질염, 그 외 기본 여성 검사 등은 모든 산부인과 병의원에서 진료가 가능하고 큰 차이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 의견이다. 다만 한 가지 추성일 전문의는 어떤 증상에 대해 환자 스스로 진단하고 행동하지 말기를 당부한다.
“과거 생리통이 심한 환자가 배에서 뭔가 만져지자 인터넷 검색을 한 후 근종 같다고 판단하고 자궁근종 전문의를 찾아 모 대학병원을 방문하는 것을 봤습니다. 병원이나 환자 모두에게 비효율적인 선택이죠. 그보다는 가까운 산부인과에 가서 정확하게 진단받고, 담당 의사와 진단에 맞는 병원을 찾아보기를 추천합니다. 어떤 병원이 좋은지, 어떤 선생님이 잘하는지는 의료진이 더 잘 알거든요.”
위의 3가지 기준으로 고르고 골라 방문한 병원이 실망스러웠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병원을 옮겨야 할까? 미래아이 산부인과 류지원 전문의는 환자가 병원에서 불쾌함을 느꼈거나 마음의 상처를 입었다면 병원을 옮기는 게 당연하다고 말한다. 나쁜 산부인과는 아니어도 나와 맞지 않는 산부인과일 수 있다는 것. 또한 환자에게 불안감을 주는 병원도 피하라고 한다.
“처음 산부인과를 찾는 여성은 과도한 두려움을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성병 검사나 균 검사를 받아야 하는 환자들이 그렇죠. 이때 담당 의사가 막연하게 ‘균이 검출됐다’, ‘치료해야 한다’고만 말하면 환자는 더욱 불안해집니다. 회음부에는 원래 균이 살고 있기에 검사 결과에서 균이 나왔다고 다 치료해야 하는 건 아니에요. 증상을 동반한 균, 괜찮은 균 등 충분히 설명해야 환자가 안심할 수 있죠. 그런데 막연하고 두루뭉술한 설명으로 불안감을 가중시킨다면 좋은 병원이라고 하기 어려워요. 다만 말투가 무뚝뚝한 것 같더라도 결과를 정확하게 설명해주고 환자가 잘못 알고 있는 정보를 바로잡아준다면 꾸준히 다녀도 좋을 것 같아요.”
덧붙여 그녀는 진료비를 과도하게 청구하는 병원도 주의하라고 말한다.
“2020년부터 산부인과 초음파 검사가 건강보험이 적용되면서 비용 부담이 줄어든 상황입니다. 물론 아직은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검사도 많고 증상에 따라 비보험 검사를 꼭 해야 하는 분도 있어요. 하지만 환자에게 비용 부담이 될 수 있기에 병원에서는 큰 문제가 아니라면 건강보험 적용이 가능한 검사로 우선 진단을 내리거나, 비보험 검사를 해야 할 경우에도 일반적으로 그 이유에 대해 사전에 충분히 설명해드립니다. 만약 그렇지 않고 병원에 갈 때마다 비보험 검사를 진행한다면 피하는 게 좋아요.”
마지막으로 류지원 전문의는 나와 맞는 병원을 찾고 그곳을 꾸준히 다니면서 치료하는 게 결과적으로 환자에게 도움되는 일이라고 조언한다.
“산부인과 질환은 대부분 천천히 진행되고 생리 사이클에 따라 변하는 경우가 많아요. 한곳을 꾸준히 다니면 진료 기록이 남아 있어 그 기록에 따라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거든요. 초음파 검사나 자궁경부암 검사도 마찬가지예요. 장기적으로 변화의 추이를 살펴보고 진단받는 게 환자에게 중요해요.”
에디터 서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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