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11 딩크를 바라보는 시선
결혼을 하고 7년여가 지날 무렵, 언제쯤 아이를 가질 거냐고 묻는 엄마에게 불편한 이야기를 꺼냈다. 아이를 낳지 않기로 했다고. 예상치 못한 얘기를 들은 엄마는 잠시 눈을 허공에 두었다가 융단폭격처럼 말을 쏟아냈다. 처음은 걱정. “어디 몸이 안 좋니?” 두 번째는 분노. “애를 왜 안 낳겠다는 거니?” 세 번째는 설득. “딸 하나만 낳자. 엄마한테는 딸이 있어야 행복해.” 대학부터 취업, 결혼까지 알아서 뭐든 잘한다고 늘 칭찬하시던 엄마는 이번만큼은 딸의 결정에 미소 짓지 못했다. 선택을 존중받지 못한 사람은 나인데 오히려 상처는 엄마가 받은 것처럼 보였다. 한동안 잠을 이루지 못하신 건 말할 필요도 없다. 아, 네 번째는 존중을 가장한 포기였다. “그래 네 마음대로 살아라.” 당시 엄마는 ‘딩크’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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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11. 24. 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