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8 팬데믹 시대에 떠남을 생각하며
팬데믹 시대에도 휴가는 어김없이 돌아왔다. 코로나 이전과 같은 휴가를 희망하지만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없음을 깨달은 사람들은 숲으로, 바다로 그리고 도심의 빈 공간 사이사이로 스며들고 있다.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게 느껴진다면 면면을 들여다봐야 한다. 팬데믹 시대 휴가 키워드는 장소가 아닌 라이프스타일의 확장이다. 숲으로 바다로, 그리고 도심 사이사이로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에 접어든 지금, 휴가 계획에 대해 묻는 사람이 과거에 비해 줄었다. 이맘때면 1년 중 가장 고대하던 날에 어디에서,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 서로 이야기하는 것만으로 이미 휴가의 시작이었건만 이제는 ‘말’을 하는 것 자체가 죄스럽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암묵적 동의하에 조용히 떠날 계획을 세우고, 먼저 떠나는 이들에게 안전과 ..
SPECIAL
2023. 10. 19. 1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