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8월 발행 기사로, 현재와는 다를 수 있습니다.
강원도는 우리에게 친숙한 지역이다. 여름은 여름대로, 겨울은 겨울대로 산과 바다, 숲과 길, 강원도의 많은 아름다움을 누려왔기 때문이다. 사실 로미지안 가든에 가야 할 이유는 이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그럼에도 로미지안 가든을 꼽는 건 관광이나 체험 너머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 있기 때문이다.
로미지안 가든은 강원도 여느 관광지와는 분위기가 다르다. 이는 아마도 로미지안 가든의 남다른 시작에서 비롯됐을 것이다. 2011년 강원도로 여행을 떠났던 아내 로미와 남편 지안은 정선의 아름다움에 매료됐다. 아내의 건강을 염려하던 남편은 이곳에 아내를 위한 정원을 만들기로 다짐했고, 이후 매일 새벽 산길을 다듬고 가꿨다. 부부는 자신들이 얻은 위안을 많은 이들과 나누길 원했다. ‘치유와 성찰의 숲’이라는 모토로 지금의 모습을 갖춘 로미지안 가든이 탄생한 배경이다.
로미지안 가든은 나는 누구인지, 어떤 삶을 원하고,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를 고민하며 둘러보라고 권유한다. 되뇔수록 그리고 걸을수록 참다운 나를 만날 수 있다는 의미다. ‘치유’와 ‘성찰’이라는 수식어가 과장이 아닌 건 33만㎡ 규모에 각기 다른 스토리를 가진 산책로와 공간이 사방으로 펼쳐져 있기 때문이다. 강원도의 유명 트레킹 코스와 달리 고요하고 정갈한 것이 특징이다. 먼저 다녀온 사람들은 로미지안 가든을 두고 스위스 알프스와 비견할 정도라고 한다.
로미지안 가든은 모든 길이 산책로다. 때문에 발길 닿는 대로 눈이 가는 대로 걸어도 좋지만 하이라이트는 로미지안 가든 가운데 있는, 순우리말로 부부를 뜻하는 가시버시성으로 향하는 코스다. 본격적인 입구라고 할 수 있는 생애의 탑을 시작으로 초록 기운을 잔뜩 머금고 있는 금강송산림욕장을 걷는다. 나무 데크길 사이로 빽빽하게 들어선 금감송은 일상의 긴장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첫 번째 힐링 장소. 서두를 이유는 없다. 오래 머물수록 나 자신과의 거리가 가까워질 테니. 금강송산림욕장은 로미지안 가든에서 별도의 숲 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할 정도로 반응이 좋은 곳이다. 여유가 있다면 프로그램에 참가해보는 것도 좋다.
다시 발길을 돌려 멀찍이 보이는 가시버시성을 이정표 삼아 걷는다. 가까워질수록 성의 이색적인 모습에 감탄하는 것도 잠시, 그 뒤로 너울처럼 겹겹이 이어진 산 능선 전경에 압도된다. 자연이 마치 예술 작품처럼 느껴지는 이곳에서 잠시 숨을 고르며 다음 목표를 결정해보자.
마지막 코스로 로미지안 가든 가장 정상부에 위치한 베고니아 하우스를 추천한다. 쉽게 접할 수 없는 점보 베고니아 꽃을 재배하고 있는 하우스로, 이색적인 꽃이 주는 또 다른 힐링을 경험할 수 있다.
만약 로미지안 가든에 하루 머물게 된다면 홀로 명상하거나 요가를 할 수 있는 햇빛치유장으로 향하자. 마치 전망대처럼 보이는 햇빛치유장은 해가 떠오르기 직전이 가장 경이롭다. 동쪽 산등성이 사이로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며 명상이나 요가를 한다면 더할 나위 없다. 치유장 아래로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오대천, 동강, 조양강 등이 하나로 합쳐지는 비경은 덤이다.
로미지안 가든엔 여행객을 위한 부티크 호텔 마운틴 하우스가 있다. 숲속 별장처럼 고즈넉해 연인, 가족끼리 묵어 가기에 부족함이 없다. 아침, 점심, 저녁 식사를 제공해 호텔처럼 편안하게 머무르며 로미지안 가든 곳곳을 여유롭게 돌아볼 수 있다.
주소 강원도 정선군 북평면 어도원길 12
문의 www.romyziangarden.com
에디터 서희라
디자인 박솔미
사진 로미지안 가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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